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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침체(Recession)의 이해 (1)

경제 지표와 이슈들

by T., in Forex 2022. 7. 28.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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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침체를 생각할 시점인가?

2021년도 하반기부터 간헐적으로 경기침체에 대한 이야기들이 나온 후 최근에는 훨씬 많은 경제학자들이 경기 침체에 대해서 경고를 하고 있습니다. 코로나로 인한 지속적인 생산과 소비의 불균형들이 현실화되고 우크라이나 전쟁의 장기화가 예측됨으로 2022년의 세계 경제뿐 아니라 2023년의 세계 경제까지 심각한 침체에 빠질 수 있다는 예측에서 나온 경고들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우려가 더욱 가속화되고 있는 이유는 공급망과 유동성의 확대로 인한 인플레이션이 급속도로 진행됨으로 필연적인 경제 성장의 둔화 혹은 후퇴가 예상되기 때문입니다. ‘The Hill’도 2022년 6월 17일자의 보도에서 세계 CEO의 60%가 2023년 말 이전에 경기 침체가 나타날 것이라고 예상했는데 그 주된 이유들 역시 인플레이션과 에너지 가격, 그리고 글로벌 공급망의 문제로 인한 고비용을 제시했습니다.  

이처럼 너무나 기정 사실화 되어 2022년 7월 초까지는 경기 침체에 대해서 그다지 예민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7월 중순이 지나면서 경기침체에 대한 반박 혹은 부정하는 기사들이 나오기 시작하였습니다. 분명히 이러한 논조의 주장과 기사들이 더 많이 나올 것입니다. 바이든 정부는 여러 가지 시그널을 통해 미국이 급격한 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경제가 침체 국면으로 가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들을 내놓을 것이며 그러한 주장이 필요한 경제 주체들은 그 뉴스를 최대한 활용할 것입니다.

그러나 이런 현상이 나오기 시작했기에 우리는 경기 침체에 대해 이제는 예민하게 주시해야 할 시점이 된 것입니다. .

이는 필연적 법칙은 아니지만 모두가 침체를 예고할 때 침체가 오거나 모두가 상승을 예상할 때 상승이 오는 일은 오히려 적고 온다 하여 충격이 크지 않을 때가 많습니다. 거대한 방향이 정해져도 반드시 반대의 목소리나 현상이 올 때 우리는 그 결과가 더 명확하게 나타났던 과거를 기억해야 합니다. 지금은 확실한 예고에 반드시 있어야 할 마지막 그 한 조각이 드디어 맞추어진 느낌을 갖기에 좀 더 편한 마음으로 경기 침체라는 주제를 논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경기 침체란 무엇인가?

우리가 경기침체라는 말을 자주 쓰지만 이걸 명확하게 규정하는 건 생각보다는 어렵습니다. 공식적인 규정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경제학자인 Julius Shiskin는 2분기 연속 성장률이 하락하면 경기 침체라고 정의하기도 했지만 단순히 2분기의 결과로 우리는 경기가 침체에 빠졌다고 말하기에는 주저함이 있습니다. 그래서 미국 경기 침체의 시작 날짜와 종료 날짜를 선언하는 기관으로 알려진 NBER(National Bureau of Economic Research)에서는 미국의 경제가 침체에 빠졌는지를 결정할 때 더 다양한 지표를 통해 분명하고 확실한 수치로 경제 활동의 후퇴가 수개월 지속된다고 판단할 때 경기 침체라는 단어를 사용합니다. 세계은행에서도 세계적인 경기 침체에 대한 주요 지표들을 통해 여러 주요 국가의 경제가 동시에 위축되고 세계 경제 성장이 약화되는 것을 명확히 확인했을 때 경기 침체라고 판단합니다. 이것은 전반적으로 경기 침체의 판단에 점점 더 엄격하게 접근하는 경향을 보여줍니다.  따라서 우리는 경기 침체는 몇 달 또는 몇 년에 걸쳐 경제 상황이 지표상 가장 고점에서 가장 저점에 도달하는 과정을 의미하며 이를 경기 악화 혹은 후퇴라고 단순히 정의하는 것이 맞는 것 같습니다. 또한 이런 경제 인식에 사용되는 지표들도 학자들마다 다를 수 있습니다. 다만 GDP, 고용률, 실질 소득, 판매 지표, 생산지표 등이 주로 이용되고 있습니다.

본질적으로 경기침체 자체는 경기의 상승과 하락의 한 현상으로 크게 우려하거나 두려움을 가질 필요가 없습니다. 어느 지역, 어떤 경제든 상승과 하락은 존재하기 마련이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우리가 경기 침체에 대해서 특별히 더 경계를 하고 보수적으로 접근하는 이유는 침체를 용인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부양책을 시행함으로 작고 일시적일 수 있는 침체를 굉장히 길고 깊게 겪을 수밖에 없게 만들어 버렸다고 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미국의 S&P 500은 차트를 봐도 그렇고 경기 순환 사이클을 봐도 그렇고 2020년엔 하락을 시작했어야 할 시점이었지만 인위적으로 유동성을 공급하여 무한히 끌어올려 역사적 고점을 지속적으로 갱신했습니다. 경제뿐 아니라 세상의 모든 것은 오르면 내리고 내리면 오르고 흘러가야 할 것은 흘러가고 팽창한 것은 수축하게 되어 있습니다. 그러기에 우리는 S&P500은 어디까지 후퇴해야 할지 적어도 순리상으로는 분명히 인식할 수 있습니다. 참고로 Goldman Sachs에 따르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12번의 경기 침체에서 S&P 500 지수는 24% 하락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이것은 이미 과거의 전형적인 경기침체의 결과일 뿐입니다. 과거 어느 애널리스트가 정통적인 경제학자들이 그토록 우려했던 MMT(Modern Monetary Theory)가 미국에서 실행된 후 우려와 달리 큰 부작용이 안 보일 때 현대의 경제 체질과 발전적인 금융정책 기법으로 인해 세상이 변했다고 평가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과연 그럴까요? 본질은 언제나 동일합니다. 다만 그것을 억제하는 기법이 발달했을 뿐입니다. 시간을 버는 정도일 뿐인데 우리는 혹시나 하는 기대로 너무나 평범한 진실을 외면하여 잘못된 판단에 빠지곤 합니다.

 

왜 이번의 침체를 우려하는가?

침제기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트리거가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그 트리거는 다양한 요소들이 있을 수 있는데 몇 가지 대표적인 것을 정리해보겠습니다.

첫째는 국제적인 사건입니다. 국가 간에 벌어지는 갑작스럽고 충격적인 사건에 대표적인 것은 전쟁입니다. 그 어느 전쟁도 가능성은 상존했지만 발생이 단계적이고 자연스러웠던 적은 없습니다. 그렇기에 전쟁은 경제에 있어서는 단연 최악의 트리거가 됩니다. 이외에도 국가의 연합이나 독립 혹은 건국, 혁신적 기술의 발전과 전환 등은 경기 전환에 큰 트리거가 될 수 있습니다. 둘째는 경제적인 충격입니다. 여기에는 다양한 것들이 포함될 수 있습니다. 국제 공급망의 붕괴, 원자재의 폭등, 국제 무역 질서의 파괴 등이 여기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셋째는 자산의 급격한 변동입니다. 한 국가의 자산 가격이 급격히 상승하거나 혹은 하락할 때 침체로 전환하기 쉽습니다. 특히 자산 가격의 상스에서는 필연적으로 기업이나 개인들의 과도한 부채가 발생하여 자산 가격의 거품을 형성하는 과정들을 겪게 됩니다. 더 나아가 과도한 부채와 자산 가격의 거품은 고도의 인플레이션을 발생시키고 인플레이션의 심각성에 따라 정부는 강력한 억제책을 쓸 수밖에 없습니다. 경기 침체보다 더 무서운 것이 높은 인플레이션이라는 걸 모두 인정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당연히 경제는 침체됩니다. 물론 그 과정에서 경기 침체를 부정하는 많은 플레이들은 필연적으로 동반하게 된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세계 경제에서 보면 이런 경기 침체는 현대에 들어 지난 70년 동안 1975년, 1982년, 1991년, 2009년에 4번 정도 겪었다고 보고 있습니다. 물론 더 세밀하게 보면 1945년부터 2009년 미국 금융 위기까지 11번 정도 지속된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습니다. 그리고 IMF는 선진국 기준으로 이런 경기 침체는 약 1년 동안 지속되었다고 보고 하고 있습니다. 역사적으로 이런 대부분의 경기침체에서 벗어나기 위해 각 국가들이 추진한 대표적인 정책들은 경기를 부양하는 방식이었습니다. 즉 경기가 침체되고 있기 때문에 벗어나기 위해서 경기를 활성화시키는 것이 가장 분명한 해답이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국가들은 경기 부양을 위해 동원 가능한 자금을 풀어 기간 사업을 시작하고 각종 규제를 풀어 산업활동을 지원합니다. 중앙은행은 금리를 인하여 대출을 용이하게 하므로 창업과 투자를 유도하여 고용을 확대하게 만듭니다. 또한 기업의 세금 감면을 통해 실업을 방지하거나 각종 소비 진작을 위한 정책을 통해 기업의 생산활동과 경기 활력을 도모하려고 합니다. 이런 것들이 가장 기본적이고 대표적인 경기 침체기의 정부 정책인데 현재 세계가 처한 상황은 이런 일반적인 정책을 펼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는 것이 문제의 심각성을 키우는 것입니다. 데이비드 맬패스 세계은행 총재 역시 6월에 1929년 대공황 이후 최악의 상황에 놓을 수 있다는 경고를 한 바 있습니다.

 

이미 주요 국가들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지속적인 금융 확대 정책으로 시장에 전통적인 경제이론에서는 용인될 수 없을 만큼 돈들을 공급하고 있었는데 코로나 사태로 인해 엄청난 유동성을 공급하였습니다. 그로 인한 근래에 보기 드문 인플레이션을 발생시켰고 이것은 경제에 가장 위협적인 존재가 되었습니다. 만약 경기가 침체로 이어진다고 해도 각국은 다시 유동성을 공급할 수도 없으며 금리를 인하할 수도 없습니다. 경기를 활성화하기 위해 시행했던 어떤 정책도 지금은 시행할 수 없습니다. 이것은 경기의 후퇴와 침체 국면은 반드시 와야 하고 그것이 한참의 시간을 유지해야만 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경기 침체의 현상들

앞서 말한 것처럼 경기가 침체된다는 것은 순환하는 경기에서는 당연히 확장과 팽창기를 지나 침체 혹은 후퇴되는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우리나라에서 이러한 현상을 가장 잘 보여주는 것이 부동산 시장일 것입니다. 경제가 성장 혹은 확장기에 있을 때 기업들과 개인들은 발생하는 많은 수익을 은행에 예금하거나 금융권에 투자를 하게 됩니다. 그러면 은행은 개인이나 기업체에 더 좋은 조건과 쉬운 절차를 통해 많은 대출을 하게 됩니다. 이럴 때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경제적 능력에 비해 과도한 대출을 받아 투자를 하거나 부동산을 매입합니다. 이런 소비자와 기업이 많아 짐으로 부동산과 주식 등의 자산 가격은 급속도로 상승합니다. 이럴 때 국가는 각종 규제들을 내놓기도 하고 다양한 정책적인 유인책을 통해 과열된 자산 시장을 관리하려고 합니다. 문제는 인간의 과도한 욕망 앞에서 그것들이 잘 작동하는 일은 극히 드물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반드시 이런 확장기는 어느 특정한 트리거(trigger)가 발생함에 따라 갑작스럽고도 빠르게 수축 국면으로 진입하게 됩니다. 이런 수축 국면 혹은 침체기의 경제를 분석하고 파악하기 위해서는 확장기의 경제의 특성과 진행사항들을 참고하면 큰 인사이트(insight)를 얻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확장기에 부동산 규제와 정책들이 잘 작동하지 않았다면 침체기에 부동산 활성화 정책도 쉽게 잘 작동하지 않을 수 있다고 판단할 필요가 있습니다. 부동산 정책뿐만 아니라 거의 대부분의 정책이 확장기와는 반대로 가려는 유혹을 받습니다. 그러나 거대한 시장의 흐름 앞에 그것들이 잘 작동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는 걸 기억할 필요가 있습니다.

지표들에서도 분명한 시그널을 주게 되는데 일단 국내총생산(GDP)의 지속적인 하락을 보이게 됩니다. 그리고 가장 명백한 지표인 실업률이 상승합니다. 2008년도의 글로벌 경기 침체 때 미국은 거의 10%에 육박하는 실업률을 보였습니다. 근래에 미국 정부가 강력하게 미국이 경제 침체 구간에 있지 않다고 하는 가장 큰 이유가 높은 고용률 때문입니다. GDP를 제외한 모든 지표들이 다 침체와는 거리가 있지만 특히 실업률이 3.6%로 역사상 가장 낮게 유지되고 있기 때문에 경기 침체로 평가하지 않고 있는 것입니다. 정책 당국만이 앞서 말한 것처럼 점점 경기 침체에 더 다양한 지표들을 활용하고 보수적으로 평가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는 것입니다. 미국이나 각 국가가 되도록이면 자국 경제가 침체기에 들어갔다고 진단하지 않으려는 이유는 소비자가 경제를 신뢰하지 않아 소비를 줄이고 투자를 망설이면 이런 부정적인 경제효과가 급속도로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을 인식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러나 미국 소비자들은 경기 침체를 인정하고 소비를 줄이고 저축을 통해 이 침체기를 극복하려고 하고 있다고 경제지들이 보도하고 있습니다. 경제에 중요한 소비자 신뢰가 상실된 것입니다. 그리고 이제 미국의 소비자들의 소비가 위축되면 국제적으로도 수출을 위축시키고 경제 전반에 타격을 주게 됩니다. 당연히 미국에 많이 의존하던 국가들과 달러에 취약한 국가들이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것입니다. 각 국가에서는 고용률을 확보한다는 명분으로 세금을 감면하고 노동 규제들을 풀어줌으로 생산직이나 단순 노무직부터 실업 상태로 돌아서게 되고 빈곤층이 가장 먼저 고통을 받습니다

 

2022.08.03 - [경제 지표와 이론] - 경기 침체(Recession)의 이해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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