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DI(Liability Driven Investment)라는 용어가 최근 경제의 새로운 키워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그러나 전반적인 이해가 없는 상황에서 뉴스들을 읽으면 이해가 안될 뿐 아니라 상당히 모호하게 기사들을 쓰는 경우가 많습니다.
실제 몇 개의 관련 기사들을 보면 영국이 LDI 펀드로 인해 문제가 심각하다는 것만 같지 내용과 과정은 전혀 이해를 달리 하고 있습니다.
기자를 비판하려기보다는 개념이 생소하기 때문에 전반적인 배경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하고 기사를 쓴 결과가 아닌가 싶습니다.
흔히 부채 주도 투자로 번역되는 LDI를 근래에 생겨난 투자 방식이고 어떤 특정한 투자를 지칭하지 않기 때문에 다분히 모호한 면은 있습니다. 그래도 이해를 위해 나름의 개념을 정립해보겠습니다.
// LDI가 필요한 요건 //
LDI는 일정하게 유입되는 돈의 흐름이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지급이 확정된 돈의 규모가 확정되어 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현재의 자신들의 수익구조, 미래의 지출 규모, 명확한 자산평가의 유형이 확정되어 있는 경우에 사용하는 투자 방식입니다.
이런 조건을 만족하는 것이 연금 펀드들입니다. 그중에서도 지급이 규모가 확정되어 있는 확정급여형 연금이 이에 해당됩니다. 이 말은 바꿔서 보면 확정급여형 연금펀드들이 자신들의 자금 운용에 맞게 새롭게 고안해 낸 방식이 LDI라고 할 수 있습니다.
// 왜 LDI 방식이 필요한가? //
금리가 높을 때는 이런 연기금이 특별한 방식을 고안하여 투자를 할 필요가 없었습니다. 가장 안정적으로 운영되어야 할 돈이 연금인 것은 모든 국가들의 공통점이기 때문에 큰 수익보다는 안정적인 관리를 통해서 운영을 하는 것이 목적이었기에 주로 안정적인 국채나 우량 기업 주식 혹은 부동산에 투자하면 되었습니다.
그러나 저금리 시대가 되면서 안정적인 투자처들의 수익성이 너무 현저하게 낮아졌고 확정된 연금 지출은 이루어져야 했기에 그 갭을 매울 새로운 대안이 필요했습니다.
새로운 대안이란 결국 파생상품 투자와 레버리지 사용이였습니다. 좀 황당한 이야기지만 결론적으로 LDI 방식이 무슨 대단한 방식이 아니라 파생상품 투자와 레버리지를 사용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물론 연금펀드 운용이기에 나름 안전한 투자 방식과 대안(주로 헤지)을 제시하며 LDI라고 명명했다고 해도 본질은 같습니다.
// 무엇이 문제인가? //
영국의 감세 정책으로 인해 갑자기 국채 가격이 하락하였습니다. 우리는 어떤 파생 상품에 연금펀드들이 투자를 했는지 정확한 상품과 규모를 알 수는 없지만 이러한 급격한 금융시장의 불안정으로 인해 포지션 대비 손실률이 커진 것입니다.
결국 증거금이 부족하여 관련은행이나 금융 기관들로부터 마진 콜을 받은 것입니다. 이 부분은 Forex 트레이더들이 가장 잘 이해하듯이 추가 증거금이 들어가지 않으면 포지션은 강제 청산되고 손실로 투자는 마무리됩니다. 연금펀드는 증거금 확보를 위해 보유하던 국채를 팔아야 하며 BOE에 도움을 받아야 할 것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그 규모와 상품에 대해서 투명하냐는 것입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2008년의 미국의 금융위기를 떠올리는 것입니다. 물론 영국 정부와 관련된 많은 사람들은 그 정도는 아니라고 부인하지만 완전히 열리기 전까지는 누구도 모르는 것입니다.
영국의 연금펀드가 어느정도의 레버리지 사용하였는지는 알 수 없지만 몇몇 현지 기사들을 보면 2-4배 정도의 레버리지를 사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문제는 LDI 시장이 1조 7900억 달러로 영국 경제 규모의 2/3 이상입니다.
영란은행의 운신의 폭도 매우 좁습니다. 채권 매각 계획은 연기하면서 통화 완화와 금리 긴축을 발생시키는 모순된 상황에 놓여 있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미국의 채권 시장과 유로존도 깊이 연관되어 있어 그 심각성을 더하고 있습니다.
// 맺으며 //
억만장자로 잘 알려진 Stanley Druckenmiller의 지적을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영국은 모기지론의 30%가 변동금리로 향하는 현재 상황이 매주 심각한 상황이라고 말하면서 연금펀드들의 탐욕이 장기적으로 문제를 야기할 것이라고 경고합니다. 2008년의 금융위기와 여러 면에서 맞닿아 있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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