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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알고 있는 그 전문가를 늘 검증하라

트레이더의 길

by T., in Forex 2022. 8. 16. 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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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가 많이 활성화되면서 경제에 관한 많은 지식을 습득할 기회가 주어져서 좋다는 생각을 해 왔습니다. 특히 최근 2-3년 동안은 여러 부류의 사람들이 만드는 다양하고 의미 있는 콘텐츠들이 많아져서 더 좋아하게 되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그런데 최근 몇 달 동안은 그런 콘텐츠에 대한 소비를 하지 않고 있는 자신을 발견했습니다. 그 내용들에 동의를 하든 하지 않든 늘 들으면서 시장을 이야기하는 것만으로도 만족스럽고 얻는 것이 많다고 생각을 했었는데 어느 순간 나 자신의 이런 행위가 별로 달갑게 다가오지 않았습니다. 의지적인 문제라기보다는 먼가 본능적으로 그렇게 되었습니다. 

 

나 같은 일을 겪는 사람이 있다면 아마도 주식시장이 침체되고 전반적으로 투자 활동이 위축되었기에 나타나는 일로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나는 예전에도 그렇고 지금도 그렇고 주식의 비중이라는 것이 그렇게 의미 있는 액수를 유지하고 있지 않습니다. 주식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가끔 계좌 확인 한 두 번 하는 정도인 내가 주식시장이 위축되어서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것은 확실히 아니라는 것입니다. 그렇다고 Forex 시장에 어떤 문제가 있거나 내가 시장이나 트레이딩에서 떠나 있는 것도 아닙니다. 사실 Forex 트레이딩은 지금이 가장 좋은 타이밍에 놓여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왜 일까?

 

문득 문득 이 문제에 대해서 몇 번 고민을 하면서 느낀 것은 내가 찾지 않는다는 것, 듣고 싶은 의욕이 없는 것은 기대가 없어서는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비록 엄청난 학습이나 지식의 전달을 기대한 것은 아니지만 지난 시간을 돌아보면 너무나 실망스러운 시간들이었다는 것은 부인하기 힘듭니다. 내가 그렇게 듣고 즐겼던 시간들이 그냥 투자, 금융, 시장 등의 공통된 단어에 이끌리어 잡담이나 들은 것 같은 느낌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원래 몇몇 방송이나 유튜브 출연자들에 대해서는 비판적인 시각이 있었지만 그들의 논리와 견해를 듣는 것에는 전혀 거부반응이 없었습니다. 무엇보다 전문가 혹은 종사자들의 이야기는 그냥 그들의 의견일 뿐이라는 생각을 하기에 그들의 말대로 투자를 하거나 트레이딩을 하는 건 다른 차원의 문제라고 늘 생각해 왔습니다. 그럼에도 이처럼 실망스럽고 아니 실망을 넘어 그들의 말에서 관심이 멀어지는 이유는 다름의 차원이 아니라 가치의 차원에서 생각하기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사실 지난 2-3년 동안 시장의 활황기를 이용해 굉장히 많은 콘텐츠들이 경제 채널 방송이나 유튜브에서 만들어지면서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왔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마치 숨어 있던 최고의 애널리스트이거나 최고의 투자자들 인양 소개되었고  그들 스스로도 서로 상대가 대단한 사람들 인양 추켜세우며 돈의 거품이 엄청났듯이 방송의 거품도 상당하였던 것이 사실입니다.

 

그들이 한국의 투자 시장에서는 상당한 식견가들이고 일명 고수의 견해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라고 여겨지며 상당한 존중의 마음을 가지고 나뿐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경청하고 의견과 주장을 존중해 왔던 것입니다. 그 유명세로 그들은 나름대로 부수입의 좋은 기회들로 활용하였고 상당수가 직장에서조차 승진의 기회에 의심의 여지없이 좋은 가산점을 받은 것으로 보입니다.

 

수영장에 물이 빠지면 누가 벌거벗고 있는 사람인지 안다고 하듯이 시장은 하락하고 경제가 침체할 뿐 아니라 방향의 혼돈을 보여주고 있을 때 현타가 오는 것입니다. 그럴듯하거나 인척 하는 사람들은 있었는데 경제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세계가 어디론가 방향을 잡아가고 있는데 누구의 이야기를 들어봐야겠다고 떠오르는 사람이 없습니다. 그들의 민낯이 다 드러났기 때문입니다.

 

가끔은 마이크 타이슨의 말이 생각난다. “누구나 그럴싸한 계획을 가지고 있다. 쳐맞기 전까지는…” 어쩜 권투는 무식하고 폭력적이고 본능적인 것 같지만 정직하고 깔끔한 스포츠입니다. 너무나도 그럴듯하고 유창하다 못해 현란하기까지 한 말로 그렇게 장황하게 3분이 아닌 30분 혹은 1시간을 넘게 떠들었던 그 많은 논리와 분석은 어디로 가고 그것을 들은 사람이나 안 들은 사람이나 별 차이 없는 현실에 공존하고 있는 것입니다.

 

차라리 듣지 않았던 사람은 덜 당황했을 만큼 예측들에 하나같이 반대로 가 있습니다. 더 황당한 것은 시간이 지나면서 그들은 분명히 처맞았는데 쓰러지지 않습니다. 아주 짧은 웃음과 멋쩍은 몇 마디 변명으로 그전에 처맞았던 자신의 말의 성찬은 다 용서가 됩니다. 그냥 그럴 수 있는 일이 됩니다. 아니 이런 반응은 그나마 양심이 있는 사람들이었습니다. 몇몇 자신의 과거 이력 몇 줄과 인맥으로 출연하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어쩌다가 보게 된 무슨 신문사 유뷰브 방소에서는 외국계 은행의 법인 대표까지 했다는 사람이 트레이더라면 말도 안 되는 주장을 하면서 자신의 논리에 확신을 했는데 바로  다음날 그의 논리로는 일어날 수 없는 상황 앞에서 왜 그런지 이해조차 못하면서도 고정 출현을 하는 것을 보면서 그냥 그들에게는 책임감이 아니라 놀이구나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정확하진 않지만 희미한 장면 하나가 잊혀지지 않습니다. 손석희 앵커가 아주 오래전에 마감뉴스 할 때였던 것 같습니다. 어떤 입시 전문가에게 마지막 맨트로 ‘이번 입시가 어떨 것 같냐?’고 물었더니 그 사람이 ‘내가 점쟁이가 아니라 알 수는 없다’라고 답변했습니다. 이 반응에 손앵커는 너무 당황해 하며 불쾌해하는 게 느껴졌습니다. 다음날 손 앵커가 다른 전문가에게 똑같은 질문을 하면서 ‘다른 분은 자신이 점쟁이가 아니라 알 수 없다고 했지만 전문가이니까 우리가 물어보는 거 아니겠습니까?’라고 한마디 사족을 더 붙이던 것이 기억에 납니다. 아마 불쾌함은 있었지만 그 순간 그 말로 받아치지 못한 것이 굉장히 분했던 것 같습니다.

 

무당이나 점쟁이가 아닙니다. 그래서 누구나 내일을 예측한다는 것은 틀릴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게 다라면 그는 전문가가 아니라 그냥 꾼일 뿐입니다. 틀린 것이 너무나 당연하다는 듯이 혹은 도저히 예상할 수 없는 일이었다는 식으로 넘어가버리면 과연 그가 그럴듯한 용어들로 현란하게 말로 시간을 때우는 꾼 이상에 무엇인가요? 오로지 돈과 명예를 위해 부끄러움을 잊은 것은 아닌지? 우리들이 그들보다 잘났다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전문가라고 믿고 의지하는 사람들에게, 그래서 자신에게 돈과 명예를 주는 사람들에게 최소한의 책임은 가지고 살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기본적으로 시장은 오르지 않으면 내립니다. 이론을 잘 안다고 절대 시장을 제대로 파악하고 예측할 수 없습니다. 왜냐면 누구나 알 듯이 오늘날은 모든 경제 지표가 다 오픈되어 있어 모든 사람이 볼 수 있으며 실시간 전 세계의 뉴스를 다 들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전문가란 차트를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그 차트의 해석을 통해 정확하게 예측이 되어야 전문가인 것입니다. 같은 차트라도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시장에 대한 예측과 방향은 완전히 다르게 나오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시장이 어렵고 트레이딩이 어려운 거 아닌가요? 시장이 변곡점에 서있을 때 제대로 시장을 읽고 방향을 제시하며 시장을 향한 깊은 통찰력을 보여줄 전문가를 찾는 게 아닌가요?

 

아마 더 유심히 듣고 모니터링 한 사람들이라면 나보다 더 이런 비판을 하고도 남을 것이다.

 

특히 가장 안타까운 것은 세계 시장을 바라보는 시야와 관점입니다. 정말 특정한 몇 사람은 공중파와 유튜브를 가리지 않고 출현하는데 그들의 말을 듣고 투자한 투자자라면 아마 지금쯤 엄청난 마이너스 결과를 보고 있을 것입니다. 나는 그들이 주가나 부동산이나 어떤 금융 상품에 관해 정확하게 예측을 하지 못했다고 비판하는 것이 아닙니다. 확신에 차서 그 시장을 들어가지 않으면 안 되며 그 국가의 방향이 어떴다고 너무 자신만만하며 다른 개연성을 일축하였는데 불과 몇 달 후에 전혀 다르게 흘러가기 때문입니다.

 

그래프가 위로 갈지 아래로 갈지 맞추는 게 아니라 본질적으로 세상의 변화와 내부 현실에 대한 통찰 없이 몇 가지 사실들만을 가지고 다 아는 것처럼 과대 포장하는 사람들이 그 나라의 전문가로 과대표 하는 것은 너무나 큰 문제입니다. 그것도 방송이든 유튜브든 많은 사람의 지지를 받는다면 그것에 걸맞은 책임이 있어야 하는데 몇 번의 그런 잘못된 분석과 전망에도 너무도 쉽게 그럴 수 있고 마치 그렇게 안된 그 나라나 세계가 문제라는 식으로 넘어가는 현실은 참담하며 자신들을 믿어주고 지지해주는 사람들에 대한 배려가 아닙니다. 

 

모두가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움직이고 대부분의 생활인들은 꾼일 수밖에 없습니다. 그들을 부르는 사람도 부름을 받는 사람도 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 그냥 움직이는 꾼일 뿐입니다. 다만 너무 많은 사람들이 그들을 꾼으로 보기보다는 공동의 목표를 가지고 협력하는 동지로 바라보는 것이 안타깝습니다. 그리고 세상이 다 그렇지 하고 혀를 한번 차는 것으로 끝나기엔 아쉬움이 남는다는 것입니다. 

 

종종 미국이나 유럽의 투자나 트레이딩 책을 읽다 보면 저자들이 살아온 고귀하지는 않지만 고집스럽고 분명한 자신들의 철학과 안목들을 보게 됩니다. 우리에게는 그런 사람들이 얼마나 있을까요?

자신들의 리그 안에서는 제도와 기득권으로 돈을 벌지만 한 발만 밖으로 나가면 불과 며칠 혹은 한두 달 후면 별로 영양가 없는 이야기였다는 것이 판명되는 식견과 실력이 아쉬울 뿐입니다.

그러나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적어도 그런 것을 보기 위해 내 시간을 쓰지는 말자고 작은 저항을 본능적으로 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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